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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샘의 취업칼럼 #2] 당신이 자소서에 쓸 것이 없는 이유...[삶의 효율화]

자소서를 보다 보면 참 지루하고 재미없다. 자소서는 본인 삶의 궤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곧 재미없는 삶을 살았다는 방증이다. 왜 이렇게 천편일률적이고, 지루하고 재미없을까.

마치 다들 자소서를 베끼고 있는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취업사이트마다 합격 자소서가 올려져 있다.

합격한 사람의 자소서가 합격 자소서로 둔갑하는 순간 그게 정답이 된다. 마치 답안지인 마냥 잘 쓴 자소서인 것처럼 돌고 돈다.

 

 


“차라리 불합격한 잘 쓴 자소서를 베끼지.”

 

 

 


사실 잘 쓴 자소서인지 못 쓴 자소서인지 판단을 못하는 것 같다. 잘 쓴 자소서는 일단 장르가 맞아야 한다. 자소서를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처럼 쓰면 일단 땡이다. 그리고 설명문처럼 써서도 안된다. 장르는 논설문+수필이다. 그래서 몇몇 사기업은 자소서를 에세이라고도 한다. 사실 엄밀하게 따지면 이도 잘못된 표현이다. 에세이는 문학에 가깝다. 문학은 감동을 주는 글이다. 자소서에 감동은 없다. 자소서는 주장이 있고 그에 따른 근거가 필요하다. 요컨대 목적이 분명한 설득하기 위한 글이다.

 

글에는 구성과 내용이 있다. 잘 쓴 자소서는 구성과 내용이 좋아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둘 중 하나라도 좋아야 한다. 학생들이 제일 안되는 것이 구성이다. 400자, 500자, 700자, 1000자 각각 분량마다의 구성을 해야 한다. 예컨대, 400자 분량이면 200자, 200자 이렇게 두 문단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500자 분량이면   250자, 250자 두 문단으로 구성하든, 150자, 200자, 150자 세 문단으로 구성하면 된다. 700자부터는 가능한 세 문단으로 구성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소제목은 기사의 헤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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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은 기사의 헤드라인과 같은 역할>

 

 

그리고 중요한 것이 소제목이다. 소제목은 기사로 따지면 헤드라인에 해당한다. 우리는 기사를 볼 때 헤드라인을 보고 어떤 기사인지를 파악한다. 마찬가지로 면접관도 소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인지 파악한다. 즉, 소제목을 보고 이 글을 볼지 안 볼지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소제목이 없다는 것은 기사의 헤드라인이 없는 것과 같다. 그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소제목에 시를 써놓는다. 이게 현실이다. 기사 헤드라인에 시를 쓴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알 수 없는 비유를 써놓는다. 또한 모르는 사자성어를. 그럼 안 본다. 면접관이 모르는 사자성어를 써놓으면 검색해서 찾아볼까. 한번 생각해 보라.

 

구성만 잘 해도 읽긴 읽는다. 읽기 편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이 내용이다. 사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가독성이 떨어지면 읽힐 확률이 낮다. 그래서 구성이 중요하다. 오죽했으면 구성을 회사에서 해준다. '동기, 행동, 결과 순으로 쓰세요', '역할, 어려웠던 점, 배운 점을 쓰세요'. 그래도 이대로 안 쓴다. 왜 이렇게 쓰라고 했는지 생각해 봤는가. 면접관들이 읽기 편하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루 많으면 백 명 이상을 면접 본다. 나는 하나 제출하는 것이지만 면접관들은 백 개 이상을 읽어야 한다. 구성이 일치되지 않으면 빨리 보기가 힘들다. 그런 이유가 있다.

 

그다음에 내용이다. 자소서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쓰라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경험 중 가장 상징적인, 본인 능력의 최대치를 보여 줄 수 있는 경험을 쓰란 이야기다. 허나 없다. 이미 수백 번 봤던 이야기만 가득하다. 그럼 보기 싫다. 어쩔 수 없다. 면접관도 본인과 똑같은 사람이다. 일을 그리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자소서를 봐야 하지만 똑같은 것을 계속 보고 있기 쉽지 않다.

 

 


“그럼 왜 이렇게 쓸 내용이 없는 것일까?”


나는 그 원인이 효율 추구에 있다고 생각한다. 효율이란 것이 제품을 생산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비용 대비 고품질을 위한 것이다. 이것을 삶에도 그대로 적용한다. 이른바 '삶의 효율화'다. 가장 최적의 방법으로 최단기간에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누군가 정한 삶의 궤적을 그대로 쫓을 수밖에 없다. 물론 그 처음 시도한 사람에게는 유용한 경험이다. 하지만 그것을 따라 한 사람에게는 경험이 아니라 확인이다.

예컨대, 남자와 여자가 낯선 곳을 차를 타고 간다고 하자. 초행길이니 길을 헤맬 것이다. 여자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자고 한다. 하지만 남자는 그냥 가면 나온다고 잘 물어보지 않는다. 그 길이 아니다. 또 헤맨다. 결국 10분 걸릴 길을 40분 걸려서 도착한다. 여자는 30분이나 더 걸렸다면서 30분을 손해 봤다고 생각한다. 물어보면 금방 찾을 것을 왜 안 물어보고 고집부리냐고 핀잔준다. 비효율적이란 말이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그곳을 지나간다. 마침 내비게이션도 고장 났고, 비바람이 몰아쳐서 거리에 물어볼 사람이 하나 없다. 여자는 큰일 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자는 전에 헤맬 때 길을 다 봐뒀다. 능숙하게 내비 없이 길을 찾는다. 이것이 경험의 힘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길을 잘 안다. 비효율의 결과다. 경험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비효율의 극치다. 왜 여행을 해. TV로 여행 프로그램 보면 그 지역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데. 왜 팀플을 해. 혼자 하면 더 빠르고 더 잘할 수 있는데.

 

 


“삶의 효율화를 버려라.
효율로만 따지만 경험은 참 비효율적인 행위다.“


효율로만 따지만 경험은 참 어리석은 짓이다. 하지만 내가 가보지 않고, 헤매보지 않고는 큰 길은 잘 알지 몰라도 그 뒷길은 알지 못한다. 인생은 정해진 궤적대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그 지점에 내 능력이 발휘된다. 본인도 모른다. 그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부딪쳐 보면 알게 된다. 아~ 나는 이런 길을 잘 못 찾는 사람이구나.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비효율이 아니다. 시행착오일 뿐이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언제부턴가 시행착오가 부정적인 단어로 인식된다. A, B, C의 세 갈래 길이 있다. 내가 가려는 길은 C다. 처음 A로 갔다. 시행착오다. 다시 B로 갔다. 시행착오다. 그럼 C가 맞는 길이구나 아는 것은 좋은 시행착오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A로 갔다가 아닌 것을 알았는데 다시 A로 가는 것이다. 가능하면 A, B를 거쳐 C를 가야 바로 C로 간 사람보다 많은 경우의 수를 쌓을 수 있다. 이것이 경험의 축적, 즉 '전문가'로 가는 길이다.

 

 

<코레일 내일로>

 

 

 


코레일에서 하는 '내일로'라는 자유여행패스가 있다. 여행이라는 것은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조우하는 경험을 통해 객관화된 나를 찾는 것이다. 자유여행패스라는 것 자체가 목적지를 두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효율화'가 작동된다. 이미 블로그에 효율화된 내일로 여행 최적 루트가 올라와 있다. 그걸 보고 그 루트를 따라간다. 또 경험이 아닌 확인이 된다. 여행이 아닌 관광이 된다. 관광은 60대 이후에 하자.

최적화된 이미 검증된 루트를 따라가면 돌발 상황은 없다. 어려움도 없고 고난도 없다. 그러면 동행자와 갈등이 발생하지도 않고, 도전을 할 일도, 판단을 할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대신 힐링을 얻는다. 그래 20대에는 여행을 해야지. 자기 위안만 안고 돌아온다. 문제해결능력은 극한 상황에서만 발휘된다. 넉넉한 예산에 신용카드, 그리고 언제든 검색 가능한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무장하고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하겠는가. 당신이 자소서에 쓸 것이 없는 이유다.


“여행은 혼자 가거나 모르는 사람하고 가는 거다.
친구들과 가는 것은 여행이 아니다. 놀러 가는 거다.“


업무도 이와 같다. 업무에는 실무가 있고, 잡무가 있다. 학생들이 알고 있는 일이란 것은 거의 잡무다. 루틴한 업무. 즉, 일일업무, 주간업무, 월간업무, 분기업무, 년간업무와 같이 정해진 기간에 정해진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이는 주로 신입급이 많이 맡는다. 별다른 능력이 필요치 않다. 성실성과 꼼꼼함 정도만 갖추고 있으면 무리 없이 수행 가능하다. 잡무를 시키려고 본인을 뽑았을 리는 없다. 업무보고에 쓰지도 못한다. 업무라고 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신입사원들이 엄청 바쁜데 나중에 보면 한 일이 없는 이유다.

 

반면에 실무란 내가 담당한 업무로 루틴한 업무가 아닌 케이스별 업무다. 즉, 이전에 한 번도 안 해봤을 가능성이 크고, 회사 내 아무도 그 일에 대해 모를 가능성이 큰 업무다. 여기에서 문제해결능력이 발휘된다. 불쑥 튀어나오는 이러한 돌발 업무를 잘 처리하면 인정받는다. 이러한 경우의 수가 많이 축적되면 회사 내에서 전문가 집단에 포함된다. 그러면 소문난다. 그 일에 대해서는 나한테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내가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효율화는 인턴을 할 때에도 나타난다. 청년인턴 한 번씩은 대부분 했다. 하지만 3~5개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한 것이 별로 없다. 자소서용이 아니라 지원서용 경험을 한 것이다. 왜냐면 효율적으로 살아야 하거든. 우선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지원한다. 차비, 밥값, 집세 아끼기 위해 효율적이거든.  효율적이라는 것은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 '어려움을 극복했던 경험', '실패했던 경험'이란 질문에 답변을 못하는 이유다.

 

공기업은 대부분이 전국 지사를 둔다. 지사는 대도시일 수도 있으나 중소도시, 심지어는 산골 깊은 곳에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런 회사는 면접에서 꼭 지방근무, 오지근무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효율적인 삶을 산 사람은 여기에서 답변을 잘 못한다. 심지어 대학도 집 근처로 갔다. 너무나 효율적인 삶이다. 기껏해야 인턴 3~5개월이다. 집 떠나 먼 소도시에서 살아보면 안 될까. 그러면 일단 어려움이 생긴다. 도전해야 할 것도 생긴다. 룸메이트가 있을 경우 갈등도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오지근무 가능한가요'에 자신 있게 답변할 꺼리가 생긴다. 왜 마다하는가. 일석 3조, 4조다.

 

나름 대학교 때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쓸 거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너무 효율적으로 살려고만 한 것이다. 인생은 참 오묘하다. 효율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학생 때는. 공기업 지원자들은 안정적인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그런 사람들 원하지 않는다. 공기업이 편하고 안정적이고 변화를 싫어하고 보수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착각이다. 인재상, 비전이 죄다 혁신, 변화, 가치창조, 도전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한다.

 

안 그래도 혹시 그런 안정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닌가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소서에 죄다 그런 이야기만 써놨다. 그럼 낙인 도장 찍는 것이다. 다 옛날 얘기다. 80, 90년대 우리나라가 한창 인프라를 구축할 때는 그래도 됐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다. 공기업이 더 이상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사업을 할 만한 영역이 없어졌다. 통일이 된다면 모를까, 지금부터는 할 일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걸 할 사람을 필요로 한다.


“내 삶의 메기를 한 마리 집어 넣자.”

 


<메기효과>​



편안한 가정에서 대학교까지 별 탈 없이 마쳤다. 그럼 특별한 경험이 없는 게  당연하다. 대부분이 그렇다. 허나 앞으로 미래는 내리막길일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은 학교보다 예민하다. 학교는 등록금 꼬박꼬박 들어오기 때문에 천하태평일지 몰라도 기업들은 생존경쟁이다. 기업들은 그런 생존력이 강한 인재를 원한다. '메기효과'라는 말이 있다. 미꾸라지 어항에 메기를 한 마리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생기를 얻고,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지루한 삶에 메기 한 마리 집어넣자. 효율적으로 살려고 하지 말고 비효율을 극대화해보라. 본인의 자소서가 생생해 질 것이다. 등산은 정상에 먼저 오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오르는 과정에 자연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다. 자연을 좀 느끼​려고 하는 것이다. 자연을 좀 느끼며 오르자. 먼저 올라가 봐야 기다리기 밖에 더 하겠나. - 헨리샘 -

 

 


“비효율을 극대화해보라.
삶이 생생해질 것이다.“


前 한국전력공사 근무(1년 2개월)
前 한국수력원자력 근무(1년)
前 한국공항공사 근무(3년 2개월)
現 공기업 취업 전문 컨설턴트 (헨리샘의 공기업 취업 블로그 blog.naver.com/novas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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